소개
새벽의 황당한 저주 (Shaun of the Dead, 2004)」**는 에드가 라이트 감독이 연출하고, 사이먼 페그와 닉 프로스트가 주연을 맡은 영국산 좀비 코미디 영화다. 일명 ‘코믹 좀비물’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이 작품은, 단순한 패러디를 넘어 유쾌한 웃음과 감동, 그리고 세련된 연출로 전 세계적으로 cult적인 인기를 얻었다. 에드가 라이트 특유의 빠른 편집, 위트 있는 대사, 그리고 일상 속 비극과 유머의 절묘한 조화는 이 영화의 가장 큰 특징이다.
줄거리
**이야기의 주인공은 ‘숀(Shaun)’(사이먼 페그 분)**이라는 평범한 전자제품 매장 직원이다. 그는 특별한 꿈도, 열정도 없이 그저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인물이다. 연인 리즈와는 만남이 계속 삐걱거리고, 엄마와의 관계도 어색하며, 집에서는 백수 친구 ‘에드’(닉 프로스트 분)와 게임이나 하며 시간을 보낸다. 리즈는 이런 숀의 무기력한 모습에 실망해 결국 이별을 선언하고, 숀은 인생의 전환점 앞에 서게 된다.
그런데 다음 날 아침, 런던은 이상한 분위기에 휩싸인다. 사람들이 무기력하게 걷고, 길거리에는 혼란이 번져가고 있다. 숀과 에드는 처음엔 이 상황이 뭔지 파악하지 못하지만, 곧 좀비 아포칼립스가 시작됐다는 걸 깨닫게 된다. 그들은 좀비가 된 이웃과 친구들로부터 가까스로 도망치고, 숀은 결심한다. 리즈와 엄마 바버라를 구하고, 모두를 안전하게 지킬 장소로 대피시키는 것이다.
숀은 리즈와 그녀의 친구 데이비드, 다이앤, 그리고 엄마 바버라와 의붓아버지 필립을 픽업하며, 모두 함께 피신할 곳으로 숀과 에드가 자주 가던 술집 **‘윈체스터’**를 선택한다. 숀의 계획은 어리숙하면서도 진심이 담겨 있고, 그는 처음으로 주도적으로 행동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현실은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좀비 떼의 습격으로 인해 무리 중 일부가 희생되고, 내부 갈등도 심해진다. 바버라는 좀비에게 물려 감염되고, 의붓아버지 필립 역시 중간에 감염되어 죽음을 맞는다. 숀은 엄마가 좀비로 변하자 울면서도 스스로 총을 들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그는 점점 더 큰 책임감을 지게 되며,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싸우기 시작한다.
윈체스터에 도착한 무리는 처음엔 숨을 돌리지만, 이내 좀비들에게 포위당한다. 데이비드가 패닉에 빠져 총을 빼앗으려다 사고로 죽고, 다이앤은 그를 구하려다 실종된다. 에드는 좀비에게 물려 점차 감염되고, 리즈와 숀만이 끝까지 남는다. 숀은 자신이 얼마나 리즈를 사랑하는지를 깨닫고, 함께 최후를 맞이하겠다는 각오로 싸운다.
그러나 바로 그 순간, 영국 군부대가 투입되면서 상황은 반전된다. 군인들이 좀비들을 정리하고, 숀과 리즈는 살아남게 된다. 그로부터 몇 개월 후, 좀비 사태는 통제되고 사회는 점차 회복된다. 좀비들은 노동력으로 활용되며 새로운 사회 구성원(?)이 된다. 숀과 리즈는 다시 함께 살게 되고, 숀은 예전보다 책임감 있는 모습으로 성장한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 숀은 아침에 커피를 준비하고 게임을 하러 정원 창고에 있는 좀비 에드에게 간다. 에드는 이미 좀비가 되었지만, 여전히 게임 친구로 남아 있으며, 숀은 여전히 그를 살뜰히 챙긴다.
결말
「새벽의 황당한 저주」는 단순한 좀비 코미디가 아니다. 이 영화는 현대인의 무기력함, 관계의 단절, 성장의 필요성 같은 주제를 좀비라는 장르적 장치를 통해 재치 있게 풀어낸다. 주인공 숀은 위기의 한복판에서 점차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사랑과 우정의 의미를 깨닫는다. 그 과정은 진지하기보다 따뜻하고 유쾌하며, 오히려 현실적인 울림을 남긴다.
특히 영국식 블랙코미디의 매력, 에드가 라이트 특유의 편집 리듬, 사이먼 페그와 닉 프로스트의 찰떡궁합은 이 영화를 시대를 초월한 명작으로 만든다. 이후 「뜨거운 녀석들」, 「월드 엔드」로 이어지는 ‘코넷토 트릴로지’의 첫 작품으로서도 평가받으며, 좀비 장르 팬은 물론 코미디 팬들에게도 강력히 추천할 만한 작품이다.